‘JA 아시아퍼시픽 COYC 2026’ 서울서 개최
아태지역 12개국 청소년 창업가 80여 명 집결
금융·환경·마음건강 해법 담은 창업 성과 발표“빈곤에서 벗어나려면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학생들이 저축과 투자, 부채 관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3개월 만에 7개국에서 2000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앞으로는 은행과 기업, 학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금융교육의 접근성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청소년 창업가 80여 명이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 모였다. 이들은 팀별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비즈니스 모델을 발표하고, 전문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한 카드게임, 고령자용 낙상 감지 밴드, NFC 기반 분실물 솔루션, 해양 쓰레기를 업사이클링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소개됐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하이유스호스텔에서 열린 'JA 아시아퍼시픽 COYC 2026’ 대회에서 필리핀의 캅와(Kapwa) 팀 청소년들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JA코리아]
이날 열린 행사는 ‘JA 아시아퍼시픽 COYC 2026’이었다. COYC(Company of the Year Competition)는 JA의 기업가정신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실제 사업 아이템과 운영 성과를 겨루는 경연대회다.
각국에서 선발된 팀들은 권역별 대회에서 경쟁하고, 여기서 우승한 팀은 글로벌 무대인 ‘데 라 베가 글로벌 기업가정신 대회(De La Vega Global Entrepreneurship Award)’에 진출해 다시 한번 실력을 겨룬다. JA아시아퍼시픽이 주최하고 JA코리아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해 괌, 홍콩, 인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 12개 국가에서 선발된 21개 팀이 참가했다. PMIEF가 파트너로,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ᐧ한국투자공사ᐧ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ᐧ스타벅스코리아는 후원사로 함께했다.
아이디어에서 판매까지... 실전형 창업 경연이번 아태지역 경선은 지난 10일 공식 오프닝 세리머니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참가팀들은 ▶︎회사 실적 보고서 ▶︎트레이드 페어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심사위원 인터뷰 등 네 단계에 걸쳐 평가를 받았다. 11일 서울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트레이드 페어에서는 각 팀이 부스를 차리고 3시간 동안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상품을 판매했다. 카드 게임, 굿즈, 의류, 친환경 제품 등이 전시됐다.

11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는 대중을 만나 상품을 소개하는 박람회 형식의 '트레이드 페어'가 열렸다. 전시 준비를 하는 청소년들. [사진 JA코리아]
심사는 경영·경제·컨설팅 분야 전문가들이 맡았다. 평가 기준은 단순히 높은 매출이나 아이템의 혁신성이 아니다. 각 팀이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냈는지, 왜 그런 의사결정을 했는지, 지속적인 혁신의 중요성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12일 오전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에는 팀당 10분씩 4명의 심사위원과 피드백 면접이 이어졌다. 심사위원들은 사업 확장 계획, 제품의 차별성, 자금 조달 방식, 팀 내 의견 조율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질의응답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심사위원과 참가팀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의견을 주고받고, 비평이 아닌 배움의 기회가 되도록 하기 위한 방식이다. 공개된 자리에서 피드백이 이뤄질 경우 경연 특성상 서로의 부정적인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대표상인 ‘JA 아시아퍼시픽 올해의 기업(JA Asia Pacific Company of the Year)’ 1위는 금융교육 게임을 개발한 홍콩 아일랜드스쿨의 ‘웰스 위자드(Wealth Wizards)’가 차지했다. 2위는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한 카드게임을 만든 말레이시아의 ‘오로라 엔터프라이즈(Aurora Enterprise)’, 3위는 마음건강 관리에 도움을 주는 업사이클 데님 제품을 선보인 인도의 ‘디뉴(DeNew)’에게 돌아갔다. 특별상인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상은 괌의 문화를 주제로 한 인터랙티브 요리책을 제작한 ‘핫사(Hatsa)’가 받았다. 1위를 차지한 웰스 위자드 팀의 무찬 김 CEO는 “이번 경험을 통해 기업가정신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데 진심인 사람들의 것이라는 점을 배웠다”며 “앞으로도 세상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A 아시아퍼시픽 올해의 기업(JA Asia Pacific Company of the Year)’ 1위로 선정된 홍콩의 웰스 위자드 팀원들. [사진 JA코리아]
COYC 지역대회 1위 팀에게는 JA월드와이드의 ‘데 라 베가 글로벌 기업가정신 대회’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이 대회에는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ᐧ태평양, 유럽, 중동·북아프리카(MENA), 미국 등 전 세계 6개 권역의 지역대회 우승 팀이 참가해 JA의 글로벌 학생 창업상을 놓고 경쟁한다. 최종 우승 팀에는 1만5000달러(약 2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신철식 JA코리아 이사장은 “12개국 21개 청소년 기업가 팀이 보여준 열정과 비즈니스 역량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청소년들의 잠재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교류하고 응원하며 도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100년 넘게 이어진 기업가정신 교육의 힘JA월드와이드는 1919년부터 청소년의 기업가정신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현재 전 세계 120여 개 국가·지역에서 매년 2300만 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교육과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교사 32만5000명과 비즈니스 전문가 46만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JA코리아는 2002년 설립 이후 12만 명의 교육자와 함께 210만 명의 청소년에게 교육을 제공해 왔다.
예비 청소년 창업가들은 전문가들의 교육과 컨설팅을 받으며 시장 조사, 상품 개발, 자금 조달, 홍보, 재무 관리 등 비즈니스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한다. 이번 아시아퍼시픽 COYC에 도전한 학생들도 지난 1년간 ‘JA 컴퍼니 프로그램’에 참여해 온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3~4명씩 팀을 꾸려 지역사회의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규모 회사를 직접 운영했다.

인도의 '디뉴(DeNew)' 팀이 업사이클링 데님을 활용해 만든 가방.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되는 아이템들이 부착돼 있다. [사진 JA코리아]
학생들은 6개월에서 1년 동안 원격 수업, 방과후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정신과 조직 운영의 기초를 배우고, 기업명과 CI를 정하는 일부터 사업 아이템 발굴과 검증, 생산·마케팅·홍보·판매 전략 수립, 가격 책정, 손익분기점 계산, 투자 설명회와 사업계획서 준비까지 실제 창업 과정을 단계적으로 경험한다. 스스로를 탐색하며 자신의 강점과 진로를 고민해 보는 시간도 함께 갖는다.
JA를 통해 기업가정신을 배운 청소년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마리사 메이어 전 야후 CEO, 마크 큐번 미국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주주 창 ABC뉴스 앵커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JA 출신들은 창업과 IT, 미디어, 의료, 스포츠, 사회혁신 등 여러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JA 아시아퍼시픽 COYC 2026’ 참가자들.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 국에서 80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사진 JA코리아]
기업가정신 교육은 고용과 진로 측면에서도 효과를 내고 있다. 일자리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청년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실업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포르투갈에서는 JA 수료생의 55%가 취업했고 44%는 학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니트(NEET) 비율은 1%에 불과했다. 미국에서는 수료생의 직업 만족도가 88%로 일반 대중 평균(48.7%)을 크게 웃돌았고, 여성 졸업생의 70%는 스스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답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수료생의 85%가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벡 쿠마르 JA아시아퍼시픽 사장 겸 CEO는 “청소년들은 창의적이고, 문제를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JA COYC는 청소년들이 사회 문제에 도전하고, 국경과 문화를 넘어 협력할 때 얼마나 큰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라고 했다. 이어 “이들이 내놓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질적인 해법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은 더버터 기자
더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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