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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JA Korea의 교육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교육 이야기

[수업후기]삼성화재 두준열 선생님 (2003.10.)

2006. 01. 25

조회 2,875

선생님들~!! 수업후기 좀 많이 올려주세요.



(JA KOREA 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삼성화재에 다니는 두준열입니다.



오늘 오전에 자원봉사 첫 시간을 마쳤습니다.
은평구에 위치한 선일초등학교 5학년 담당이었죠.
사실, 저는 강의 같은 가르키는 모습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온 터라 이번 자원봉사를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제 Wife가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이라
Wife 직업에 대한 느낌을 현실적으로 느껴보고 그 속에서
이해의 폭을 넓혀 보자는 마음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죠.
(Wife는 교사의 어려움을 왜 몰라주냐며 매일 하소연 중임 ㅎㅎ)

집에서 30분 거리의 선일초등학교는 사립학교여서 교복을 입었는데
첫 시간 강단에 서니 제가 국민학교 시절 그렇게 입고 싶었던 교복을
5학년 선반 학생들은 가장 싫은 것 중에 하나라더군요.
(이렇게 다를 수가...)
-> 내 기분대로 예단하여 판단하고 강의하면 곤란할 듯 하였음.

첫 수업의 주제는 "기업의 형태"였는데
사실 어제 밤 늦게 까지 Wife의 도움을 받아가며 강의안을
머리 속에 암기하고 아침에도 일어나 가상의 강의를 수 차례 했으나
막상 강단에 서니 주제 마저도 생각이 안나더군요.
-> 다음 수업부터는 목차만이라도 따로 적어 놓고 강의하는게
좋을 듯 했습니다.

교복이라는 생소함도 그랬지만
어린이 프로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학생들이 여럿 보여서
시선이 한 쪽으로 몰리는 것은 수업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복도에 있던 게시판에는 연예인 학생의 사진이 몇 명 보였음)
-> 시선처리에 무척 예민하게 반응하니 적절한 시선배분이 중요할 듯.

다행인지 우연인지 수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학생 여럿이
강단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서 처음 도입부 부터 잘 진행됐죠.
-> 담임선생님과 자리배치에 대해 사전 상의함도 좋을 듯..

그리고 막 수업을 시작하려는 찰라 담임선생님 曰
"회의가 있어서 수업시간 내내 자리를 비워야 될 것 같은데요"
이런 불상사가 벌써 시작 되다니...
하지만 내가 누군가. 기죽지 않고 수업에 들어갔죠.
-> 자신없는 모습은 선생님에 대한 집중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높을 듯

도입부가 중요하다는 Wife의 신신당부를 기억하고는
'교복'과 '나의 모습'에 대한 느낌을 얘기하라고 했더니
생각외의 적극적인 반응과 집중이 있었고
수업 내내 생소한 경제교사에 호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도입부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를 고민하고
얼마 간의 이벤트 성 준비도 좋을 듯 했음.

인사를 하고 나서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런 거 였습니다.
"미국 사람이 아니네", "와 키 크다", "농구선수 아냐?"
미국사람을 기대 할 만큼 학생들은 담임교사 이외의 사람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음을 나타냈으며 JA-Korea측에서 처음 얘기했던
"경제 교육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직장인이 강단에 서는 순간
경제 교육의 90%는 끝난거다"라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났죠.

회사의 종류(개인, 합자, 주식회사)를 가장 가깝게 느끼게 할 요량으로
아버지가 회사원인 분과 사업(가게 포함)하시는 분을 구분하여
손 들게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좋은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 편부, 편모 등이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제가 담당한 5학년 선반도 편부가 한 명 있었음.

주유소를 개업을 하는 사장을 선정하는 것은
가장 주의를 한 부분인데 Wife의 조언대로
그 반에서 "축구를 가장 잘 하는 친구"를 물어보고 사장으로 임명했고
별 무리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 통상 축구를 잘 하는 학생이 그 반의 짱이라더군요.

주유소를 개업하고나서 맨 처음 해야 하는게 뭐냐는 질문에
'춤추는 누나를 고용해야 한다 '거나 '휴지를 많이 줘야 된다'는 말은
5학년이라는 학생들이 순수함만을 가진 어린 애들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쇼킹했습니다.

또 자본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국가, 돈, 경제 라는 단어를 줄줄이 떠드는 모습을 보고
저의 국민학교 때와 많이 다름을 느꼈습니다.
참, 처음 도입부 중에 제 나이를 칠판에 적고
학생들의 나이를 물어봐서 뺄셈을 하게 하니 정말 차이가 엄청 나더군요.
자기 들보다 3배가 넘는 나이의 선생님이라는 사실이
몸으로 느껴지는 얼굴이었고 저는
"선생님은 여러분 처럼 초등학교에 다닌지 이렇게 오래 됐으니
잘 모르더라도 이해하고 많이 도와 달라"고
도움을 청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왔습니다.
-> 학생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게 중요 할 것으로 보였고
참여하고 배려해주려는 모습에 소외되는 학생은 없었음.

주유소를 하나 더 확장하여 합자회사를 설명하는 중에
학생들 사이의 "짱들의 전쟁"이 느껴졌는데 그냥 모른체 하고 진행하였고
오히려 누구에게 집중하여 지도할 지가 판단이 되어 좋왔습니다.
-> 몇몇의 개구장이와 짱을 파악하는게 수업진행에 도움이 될 듯..

그리고 마지막 주식회사를 설명하는 중에
여자주주와 남자주주를 구분하여 주주 스티커를 붙여 주었는데
외모가 거의 남자인 학생에게 남자주주를 붙여 줄려고 하니까
그 학생이 " 저 여자인데요.."
아뿔싸...
-> 특이사항을 파악한다고 했는데도 이런 실수가 있을 수 있으니
조금더 세밀한 반 학생들에 대한 파악이 되어야 할 듯..

스티커 붙여 주는 부분에서는
전체 학생들에게 "00이는 어디에다 붙여 주는게 좋을까?"라고 물어서
분위기를 띄웠는데 어떤 학생에게는 안경에, 어느 학생은 코에,
그리고 어느 학생은 귀에 붙여 줬는데 호응이 좋왔습니다.
->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배려 할 필요가 있을 듯하며
여학생 들은 손 등에 붙여 주는게 무난 할 듯..

자원봉사자 사전 미팅시
첫 시간에 대해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는 말을 강조하셔서
수업 내내 시간을 많이 의식하고 진행하였는데
회사에 대한 스티커 놀이를 얼마나 빠른 시간내 소화하냐가
관건인 것 같았습니다.
-> 계속 시계를 보며 진행하면 좋을 듯 하고
특히 큰 흐름을 안 후엔 주식회사 부분에서는 빠른 진행이 필요

수업 말미에 담임선생님이 다시 들어 오셨는데
이 때 오늘 배운 것에 대해 발표 해 볼 사람있으면 말해보라고 했는데
잠깐 동안이나마 서로 눈치를 보고 손을 들듯 말듯했고
"이 반은 아주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들만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담임선생님도 똑똑하지 않냐"고 했더니
바로 한 명이 손을 들어서 수업을 정리 발표했죠.
-> 그 학생에게는 미리 준비한 귤을 하나 줬는데
그것도 좋은 동기 부여가 되었고 학생들 사이에서
"다음에는 내가 발표해야지"라는 말이 번졌음.

마지막 Closing에는
'박수를 치는데 20번을 열광적으로, 활기차게, 정신없이,
환호하면서 칩니다' '시작!'
'다음 시간 언제 만날까요?'
"금요일요!"
'그럼 금요일에 만나요...'
-> 약간의 레크레이션 性 코멘트도 도움이 될 듯

이렇게 첫 수업의 긴장을 마치고
빠져나오는 교실에서는 아이들의 환한 얼굴과
나의 뿌듯함이 겹쳐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우리 아기도 내년에 사립학교에 보낼까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끝.